아침부터 첫째와 함께 서귀포시 파리바게뜨로 향했다.
어제 저녁에 첫째가 먹고 싶다던 마카롱을 못 사준 죄(?)로, 아침 일찍 사러 가기로 했기 때문이다.
첫째와의 차안에서의 짧은 대화.
"아빠 어디로 가는거야?"
"파리바게뜨"
"왜 파리 바게뜨 가?"
"응 어제 마카롱 사기로 했잖아"
"어제 사려고 했다가 못산데로 가자~~ (돌카롱 얘기)"
"거기 가려면 너무 멀어서 40분 넘게 차타고 가야 해~ 너무 멀어서, 가까운데로 가는 거야"
"어제 거기로 가자아~ 마카롱이 맛이 없으면 어떡해~ 마카롱이라고 다 맛있는 거 아니란 말이야~"
벙......
뭐지 저런 얘긴 어디서 들었지.. 마카롱을 자주 먹는것도 아닌데..
점심은 숙소 근처에서 우연히 지나가다가 본 곳으로 향했다.
지나가다가 왠지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들어갔는데, 오~ 괜찮아 괜찮아!
3만원짜리 세트를 먹었는데, 메인 메뉴는 고기국수와 비빔국수를 선택했다.
고기국수는 설렁탕 국물 비슷한 베이스에 고기가 들어가 있었고 맛도 괜찮았지만,
여긴 비빔국수가 메인이다.
면 좋아하는 사람이면 강추!
날도 조금 흐리고, 어디 멀리 가긴 좀 피곤하고,
숙소에서 15분 정도 거리에 남원 포구가 있길래,
뭐가 있나 보려고 드라이브나 하자~ 하고 갔는데,
여기 해안도로가 예술.
그리고 무엇보다 탁트인 아이들이 뛰어놀만한 공간!
저기 보이는 그네와 미끄럼틀이 다였지만, 바닷가 근처에는 차도가 많아서 뛸만한 공간이 많지 않은데,
에너지 폭팔하는 5세 어린이에겐 완전 지 세상이었다.
저 뒤쪽에 슬라이드는 아마 여름에 워터파크(?) 같은 시설물인지, 굳게 닫혀있었다.
이 공간도 공간이지만, 저 놀이터 뒤쪽으로 바다로 내려가는 계단이 하나 있었는데,
거기가 오늘의 핫플레이스였다.
아들녀석이 낚시 하자고 해서, 갯지렁이를 동네 슈퍼에서 사서 낚시대를 드리웠는데,
수심이 얕아서 물고기 입질은 전혀 없었다.
에이.. 여긴 물고기 없나보다~ 하고 낚시대를 잠시 돌 위에 내려놓고, 그 때 돌 사이로 미끼랑 낚시바늘이 잠깐 빠졌는데,
돌 아래에서 게들이 서로 먹겠다고 아우성!
손톱만한 게들이 아니다.
사진이 좀 작게 보이긴 한데.. 큰 게는 아이 손만한 크기의 게가.....
갯지렁이 한마리에 세마리씩 달려들어 끌려 올라온다.
발 적실 필요도 없고, 돌 위에서 낚시줄, 바늘에 미끼만 꿰어서 슥슥슥.
덕분에 아들한테 또 "아빠, 나 오늘 너무너무 행복한 날이었어" 라는 말을 들었다.
저 게들은 관찰 후 모두 다시 바다로 돌려보내 줬다. 설득하느라 힘들었음.
아,
첫째 데리고 노는 동안 와잎느님은 둘째 보느라 비몽사몽.
집에 기어 들어감.
행복한데 힘듬.
힘든데 행복함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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